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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년차가 고비인 이유

결혼을 하기 전, 두려운 것 중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마 '평생 저 사람만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아닐까요.
분명 설레는 마음이 사라지고 배우자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참을 수 없는 시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에 보면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나는 만년으로 하고 싶다.

사랑에 정말 유통기한이 있을까요.

있다면 사랑의 유통기한은 몇 년일까요.

통계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위 눈에 콩깍지가 끼는 기간은
2년 전후라고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불처럼 뜨거웠던 사랑의 감정도 서서히 식어가게 되죠.
하지만 이것은 저마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2
년이 지나면 사람에게서 사랑에 대한 항체가 생긴다는 군.

호감이 생길 때는 도파민, 사랑에 빠졌을 때는 페닐에틸아민,

그러다가 그 사람을 껴안고 싶어지고 같이 자고 싶어지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마침내 엔도르핀이 분비가 되면

서로를 너무 소중히 여겨서 몸과 마음이 충만해진다는 거야.

하지만 그 모든 게 2년 정도가 지나면 항체가 생겨서 바싹바싹 말라버린다구.

그럼 도파민이든 엔도르핀이든 모조리 끝장이고, 아무 것도 없이

실증 난 남자와 여자만이 있을 뿐이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귀여운 연하남 진헌이 삼순이에게 한 대사입니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2년이라는 말은 의학적으로도 일리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사였죠.


내가 혹은 상대방이 나보다 먼저 사랑의 유통기한이 지나버린다면

아직 기한이 남은 사람은 상처를 받게 되기도 합니다.

정말 사랑에 유통기한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과학자나 심리학자들은 사랑의 유통기한이 왜 하필 2년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호로몬 분비 외의 또 다른 생명학적 증명에는

2년이라는 시간은 여자가 임신을 하고

태어난 아이가 걸음마를 떼는 데까지 보통 걸리는 시간이라고 해요.

아이가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 아이의 생존율은 급격히 높아지는데,

그 때가 되면 남녀를 구속시켜온 사랑의 임무도 끝이 난다고 합니다.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아이처럼 사랑은 사람을 둔 채로 자유로이 사라진다는 것이죠.

사랑이란 감정은 얼핏 당사자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지만,

실은 아이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의무기간에 다름없었던 생활방식을

현대의 인간들이 물려받아 사랑의 유통기한이 되었다는 걸로 결론이 나네요.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남자주인공은 떠나는 여자주인공에게 묻습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영화가 끝나갈 즈음, 그는 깨달았겠죠. 마치 계절처럼 사랑도 변한다는 것을요.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사랑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 변했기 때문이라고도 하죠.

사람이 사람에게 익숙해지면 설레는 감정이 점점 사라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설렘을 다시 갖고 싶게 되니까요.


사람과 사랑이 변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건

영화 ‘내 남자의 유통기한’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서로 열렬히 사랑하던 커플이 별거 아닌 일에 싸우게 되고

온순하기만 했던 사람들이 핏대를 세우며 소리를 지르고 상처를 주고받게 되면서

상대를 향한 사랑이란 감정은 닳아 없어집니다.

예전엔 남편이 밥을 많이 먹는 게 그렇게도 예뻐 보이더니

이제는 물만 마셔도 보기 싫게 되는 그런 때가 오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변한 자신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죠.


정말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가슴으로는 '만년'으로 하고 싶지만

머리로는 '2년'이 사람에게 딱 맞는 기한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중요한 건 사랑의 유통기한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유통기한이 끝났을 때 너무 힘들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비해야 된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