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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 80세 시대에 '재혼'이 주책이라고요?


평균수명 80세 시대에 '재혼'이 주책이라고요?

영화 <어느 멋진 날>을 기억하시나요.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는 미셸 파이퍼(멜라니 파커)와 이혼남 조지 클루니(잭 테일러)가 소박하면서도 달콤한 사랑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사랑도 순탄치만은 않은 과정을 그려나가지요. 이혼의 상처 때문에 두 사람은 사랑이라면 지긋지긋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서로에 대한 호감과 애정을 꼭꼭 감춘 채로 마음에 없는 독설을 퍼붓기도 하고 실수를 연발하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듯이 이혼을 통해 얻은 상처는 한 사람의 애정관, 심지어 성격까지도 바꿔놓을 정도로 깊을 수 있습니다. 미셸 파이퍼는 전남편에게서 얻은 상처 때문에 남자라면 모두 믿지 않은 채 일에만 몰두하며 아이를 키우지요. 또한 조지 클루니는 이혼 후 진지한 이성 관계를 멀리하고 모든 여자를 그저 가볍게만 여기게 되었고요. 그러나 결국 두 사람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자꾸 부딪히며 서로의 진심을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현실로 돌아와 영화 밖의 모습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재혼은 원하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마음에 빗장을 걸어두고 있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혹은 지난 이혼의 영향으로 자신의 세계관까지 어둡게 칠해놓고 있지는 않았는지 말이에요. 성공적인 재혼을 위해서는 그만큼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중요합니다. 스스로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채 재혼을 감행한다거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도구적 수단으로 재혼을 선택한다면 자칫 더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나이에 또 결혼을?


요즘은 이혼과 재혼에 대한 시선이 많이 관대해진 편이라지만, 아직도 젊지도 않은 나이에 무슨 재혼이냐며 주위 눈치를 살피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관대하다는 표현도 뭔가 꺼림칙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이전의 실패한 결혼이 결코 개인의 잘못도 아닌데다가, 너그럽게 이해받고 말고 할 문제도 아니지 않나 싶거든요.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바람은 누구나 똑같습니다.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소망에 나이가 정해진 것도 아니니까요. 사랑의 이름이든 동반자의 이름이든, 반려자를 찾는 일은 절대로 ‘주책’이라고 말해져서는 안 됩니다. 더구나 평균 수명 80세 시대잖아요.


아이들 때문에?


물론 초혼보다 재혼이 좀 더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그 결혼은 이미 두 남녀만의 문제를 훌쩍 벗어나버리지요. 하지만 오히려 자녀가 있는 경우의 재혼이 성공확률은 더 높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녀에게 충실한 상대방을 본다면, 신뢰감이 쌓일 뿐더러 늘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기 때문이랍니다. 자녀가 혼란스러워할 것을 지나치게 우려해서 무조건 재혼을 꺼리기보다는 자녀에게 좋은 역할모델이 되어 줄 상대방을 찾아 돈독한 가정을 만들어주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해 넘어가기 전에, 속전속결로?


초혼이든 재혼이든 모든 결혼에 해당사항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짝을 찾아야 더 좋은 상대를 고를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지요. 여성의 경우라면 더욱 나이에 민감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고요. 하지만 재혼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적당 기간의 교제를 해본 뒤에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 보는 안목이야 젊은 시절보다 월등히 우수해졌겠지만 한 길 사람 속이 열 길 물속보다 어렵습니다. 신중한 결정이 또 다른 아픔을 만들지 않겠지요.  


과거와 함께 살고 계신가요?   


아프고 괴로웠던 마음이야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제일 중요합니다. 어떤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전 배우자와의 기억이 고집스럽게 따라다닐 수 있으니까요. 새 인연을 만났다면 그 자체만 바라보도록 노력하세요. 전 배우자와 비교하여 어떤 점이 더 낫고, 어떤 점이 못 미치는지 사사건건 비교가 된다면 과거 속에 사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전 배우자가 어땠기 때문에 다음 사람은 절대로 이래선 안 된다’ 따위의 금기사항들로 가득 찬 머릿속을 비우세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 속단하는 것이야말로 좋은 인연을 놓칠 수 있는 빈틈입니다. 과거 속에 머물러 있는 사람에게 미래란 영영 찾아오지 않습니다. 다치고 상처 입은 자리를 계속해서 만지고 건드리면 상처도 얼른 낫지 않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