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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ret method

[행복출발 더원 칼럼] 이별후 재결합...떠난 버스 되돌리기

[행복출발 더원 칼럼] 이별후 재결합...떠난 버스 되돌리기

떠난 버스는 돌아오지 않는다지요. 그래서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거, 너무 당연한 이야기에요. 하지만 아무리 부족함 없는 연애를 했다하더라도 막상 상실의 고통 앞에서는 해주지 못한 것들만 또렷이 기억나고 더 큰 후회만 남게 됩니다. 떠난 버스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 그처럼 야속한 말이 또 없게 느껴질 테고요.

젊은 세대들이 연인과 헤어졌을 때 흔히 쓰는 말 중에 ‘깨졌다’라는 표현이 있더군요. 왜 하필이면 ‘헤어졌다’라는 말을 놔두고 ‘깨졌다’라는 말로 이별을 표현하는 것일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헤어진 연인관계는 산산이 깨진 물병처럼 다시 붙일 수 없는 것이라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랑이 깊고 단단했을수록 후회가 질기게 따라붙기 마련. 깨진 물병이든 깨진 장독대든 다시 붙여보고 싶습니다. 떠난 버스쯤 맨발로 달려가면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요. 깨진 물병을 강력본드로 다시 붙였다한 들 다시 깨지기 쉽고, 아무리 전력질주를 한다한 들 달리는 버스를 따라잡기란 너무 어려운 일인걸요.



 
재결합,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

헤어진 그 혹은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고민하는 당신에게 이미 많은 사람들은 같은 대답을 들려주었을 것입니다. ‘아서라, 상처만 깊어진다!’ 왜 모두가 재결합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만 하게 되는 걸까요. 이유는 분명히 있어요. 10년은 강산이 변하는 시간이지만 그 시간동안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사람입니다. 똑같은 두 사람이 다시 만나 똑같은 연애를 하게 될 텐데, 똑같은 이별이 다시 찾아오지 않을 리 없으니까요. 마음을 다잡고 다시 만나도 결국 같은 문제로 다투고 갈등하다 헤어지게 됩니다. 게다가 서로의 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이이고 극적인 재결합에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는 하늘 높이 치솟아 있지요.

낯선 상대를 만나 설렘을 갖고 천천히 사랑을 완성시켜가는 과정에서는 쉽게 단점을 잡아내거나 그 단점에 지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재결합한 커플의 경우는 아주 다릅니다. 상대가 남긴 슬픈 기억들도 충분히 많은데다가,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린 단점도 얼른 다시 눈에 띄게 되는 것입니다. ‘혹시나?’하는 마음이 ‘역시나!’로 끝나버리는 것이지요.


처음보다 더 신중해야 할 두 번째   

그래서 더 신중해야 합니다. 지나친 감상에 사로잡혀 무턱대고 재결합을 꿈꾸는 건 아닌지 말이에요. 실연에 후회와 미련이 따르는 것이야말로 너무나 당연한 순서이니 흔하게들 착각하기 쉽지요.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맹신, 사실 상대는 아직도 나를 사랑하고 있을 거라는 오해, 그보다 더 좋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거라는 과장, 내가 그러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자책 등은 오랫동안 가만히 그리고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긴 시간이 지나도 같은 생각이 든다면, 그래서 아프다면 다시 부딪혀봅시다.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려운 성공률이지만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지 못하라는 법은 그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단, 험악하게 못 볼 꼴 다 보여준 이별이었다면 과감히 단념하세요. 성숙해진 당신의 다음 사랑은 어리석지 않을 것입니다.)


바꾸자, 모든 것을 다!

한 번 사랑해본 사람과의 두 번째 연애라서 더 쉬울 거라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게 좋겠어요. 더 많이 애쓰고 더 많이 양보해야할 일이 산더미 같으니까요. 일단 당신과 상대방의 이별에 근본적인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당신의 실수로 인해 이별하게 된 것이라면 그를 반성하는 것부터가 중요하겠지요.

무릎 꿇고 울며불며 애원하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습니다. 무릎은 관절일 뿐이고 눈물은 너무 우스울 때도 나오는 게 눈물입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것임을, 예전의 자신이 아님을 말로 설명하려 해봤자 상대에겐 가식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면도도 하지 않은 파르스름한 얼굴, 며칠을 굶고 술에 찌들어 해쓱해진 혈색으로 ‘너 없으면 나는 이렇다’라며 온몸으로 외칠 필요도 없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다스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진심을 보여주는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는 태도겠지요. 

낮추자, 모든 것을 다!

     

반대로 당신이 재결합을 원하는 상대방을 받아주려는 입장이라면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좋겠어요. 예전 연애의 실망보다 훨씬 더 큰 실망과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사람이 하루아침에 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합니다. 상대가 당신과의 만남을 다시 원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당신에게 맞추고 모든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뜻은 아님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한 쪽에서만 하는 일방적인 노력은 연애를 한 번 더 망치게 할 뿐이에요. 상대방을 다시 받아주는 그 마음속에는, 자신도 노력할 각오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처음이 아니라서 조금 덜 새롭고 조금 덜 설레겠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많이 알고 잘 이해하는 상대와 새로운 연애를 한다고 생각하세요. 그렇다면 처음보다 더 아름답고 성숙한 사랑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깨진 물병은 다시 붙일 수 없고 떠난 버스는 돌아오지 않지만, 같은 사람과 새로운 물병을 만들고 다음 버스를 타는 것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