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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비용, 남녀 사이의 뜨거운 감자 <행복출발 더원 칼럼>

데이트비용, 남녀 사이의 뜨거운 감자 <행복출발 더원 칼럼>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하네요.”
보름 전 미팅을 했던 50대 남성이 맞선 주선자에게 격앙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그는 40대 여성과 금요일 저녁에 한 호텔의 로비라운지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남성이 먼저 도착해 힐끗 주위를 둘러보는데 한 눈에 보기에도 세련된 외모의 여성이 다가왔다.
커피잔을 마주하고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
“배고프지 않으세요? 여기 음식이 괜찮아요.”
여성이 저녁을 먹자며 일식당으로 이끌었다.
내심 상대가 마음에 들었던 남성은 흔쾌히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

그 날 맞선 비용으로 나간 돈이 무려 20만원이 넘었지만 아깝지는 않았다.
천생배필을 만나기 위한 투자니까!
사건은 그 다음날 시작됐다. 사실 여성은 남성이 별로였다.
주선자가 남성에게 넌지시 전했으나 이미 필이 꽂힌 상태라 막을 수 없었다.
‘여자가 한번쯤은 튕길 수도 있지!’
여러 번 여성에게 전화를 했지만 계속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갔다.

결국 폭발했다.
“혹시 만나는 사람마다 비싼 데서 밥 먹자고 그러는 거 아녜요? 제가 쓴 돈이 얼만데!”
여성은 나름대로 주선자에게 변명을 했다.
“식사를 같이 하는 게 예의 같아서요. 근처에 뭐가 있는지 잘 몰라 가까운 곳으로 가자고 했고요.
전화를 안받은 건 제 딴에는 거절의 뜻이었어요. 제가 그렇게 잘못한 건가요?”

잘못한 거 맞다.
다른 곳으로 옮겨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면 최소한 커피값 정도는 ‘제가 낼게요’ 하는 것이 진짜 예의다.
또 처음 만나는 상대와 식사를 할 때는 부담스러운 메뉴는 피해야 한다.
나중에 결과가 안 좋으면 얻어 먹은 사람도 입장이 난처해지고, 산 사람은 억울한 기분이 들 테니까.
더구나 애프터 전화까지 피했으니 남성이 자신의 호의를 이용했다고 충분히 오해할 만하다.

얼마 전 우리 회사의 멋진 남성회원 한 분이 ‘품절남’이 됐다.
소탈한 성격에 깔끔한 스타일을 지닌 공기업 직원으로 누구나 탐낼 만한 신랑감이었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성은 조건만 보면 다른 미팅상대보다 평범한 편이었다.
호감이 싹트게 된 계기도 뜻밖에 평범했다.
“커피숍을 나가려는데 여성이 먼저 계산서를 집었어요. 좀 특별하구나 생각했죠.”
작은 행동 하나로 그녀만의 매력을 발휘한 것이다.

아직도 맞선 비용이나 데이트 비용은 남성이 모두 부담해야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가?
남녀가 똑같이 내라는 말이 아니다.
남성이 밥을 샀다면 여성이 후식을 책임지는 등의 센스가 필요하다.
상대가 마음에 들든 안 들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