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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아내를 다시 만난다면? <행복출발 더원 재혼칼럼>

이혼한 아내를 다시 만난다면? <행복출발 더원 재혼칼럼>




작년 이맘때쯤 업무가 시작되기도 전에 선글라스를 낀 여성이 두리번거리며 상담실 로비로 들어왔다. "고객님. 상담 예약을 하셨나요?" 안내 직원이 묻자 "아니오. 처음 온 거예요. 아무나 불러주세요." 가장 먼저 출근한 커플매니저가 상담실로 들어갔다. "여기 정OO라는 남자, 가입했죠?" 인사 나누기 무섭게 여성이 추궁을 했다. 마치 '다 알고 왔으니 빨리 이실직고 하라'는 표정이었다.

"고객님.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회원정보는 알려드릴 수 없어요." 정중하게 거절하자 당당한 기세는 어디 가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제 전남편이 여기에 가입했다고 들었어요. 이혼한 지 이제 겨우 두 달 지났어요. 심하지 않아요? 그게 정말이면 저도 가만 있으면 안되잖아요." '전남편이 회원이 됐으면 자신도 새출발 하겠다'며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여성을 겨우 달래 돌려보냈다. 새로운 사랑을 찾겠다는 결심도 없이 단지 전배우자에 대한 복수심으로 맞선을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연이 끊어진 부부가 우리 회사에서 얽힌 사연이 또 있다. 회원의 정보확인을 담당하는 커플매니저가 서른 여섯 된 여성의 혼인관계 서류를 점검하다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하루 차이로 가입한 남성과 그녀의 전배우자 이름이 같았다. 알고 봤더니 1년 전까지 부부 사이였다. 각자 자필로 쓴 이혼사유가 의미심장했다. 남성은 '성격 차이'라고 했고, 여성은 '가정 소홀'이라고 적었다.

재수생은 한 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 '돌아온 싱글'인 두 사람은 재혼에 대비하는 과정에서 운명이 갈렸다. 여성은 이혼하면서 자녀를 맡게 돼 거울 들여다 볼 여유가 없었다. 남성은 그 사이 전문자격증을 취득해 더 좋은 직장으로 옮겼다. 외모 투자도 아끼지 않아 스타일까지 발전했다. 미팅 상대가 줄을 잇고 곧 재혼 소식까지 알려왔다.


작년 한해 11만 6천 쌍이 넘는 부부가 남남이 됐다. 성격차이, 경제갈등, 외도 등 사연도 다양하다. 헤어진 후 남은 일은 '과거 정리'다. 만약 미련이 남는다면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란 말이 해답이다. 어차피 후회할 거면 과감하게 화살을 날리는 거다. 미련은커녕 욕 한 바가지 퍼붓고 싶은 심정이라고? 참아라. 깨끗하게 지우고 잘 살길 빌어주자. 그 다음은 '메이크오버' 타임이다. 우연히 마주쳤을 때 '저 사람이 저렇게 괜찮았었나?' 하는 생각에 속이 쓰리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