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ecret method

[행복출발 더원_재혼 칼럼] 결혼할 땐 독립만세를 외쳐라


[행복출발 더원_재혼 칼럼] 결혼할 땐 독립만세를 외쳐라

 

50대의 중년 여성이 딸을 데리고 커플매니저를 찾아왔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사윗감 골라야 하니까 신경 좀 써주세요. 우리 아이가 나이만 먹었지 도대체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걱정이에요. 우리 딸 정도면 한번 갔다 온 거 빼고는 어디 가서도 빠지지 않는 조건인데 말이죠.” 어머니가 걱정을 늘어놓는 사이 막상 딸은 말이 없었다. “따님은 어떤 상대를 만나고 싶으세요?” 커플매니저가 묻자 이번에도 어머니가 대답한다. “남들만큼은 능력이 돼야죠. 그리고 속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게 말수 없는 사람은 답답하더라고요.”

 

며칠 뒤 따로 딸에게 전화해 대화를 해봤더니 아직 마음의 정리가 덜 된 상태였다. 어머니가 결혼 전부터 반대했지만 차츰 나아지려니 하는 생각에 결혼을 강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머니와 남편은 만날 때마다 서로 신경전을 벌였고, 남편은 침묵시위라도 하듯 입을 닫아버렸다. 갈등이 계속 쌓이다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해 이혼에까지 이른 것이다. 사연을 들어보니 딸은 재혼보다는 어머니로부터의 독립이 더 급해 보였다.


  

요즘은 아들딸 구분 없이 자녀가 귀한 시대라 부모는 인생을 대신 살아주기라도 할 것처럼 치마폭에 꽁꽁 싸두려 한다. 특히 자녀의 혼사는 인륜대사라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다. 자녀가 마음에 들어 하는 상대라도 부모의 눈을 만족시키기가 어렵다. 그래서인지 미혼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결혼정보회사의 광고를 보면 결혼 당사자보다 부모에게 호소하는 내용이 많다. 물론 부모가 자녀 결혼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무척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결혼 동기를 유발하는 적당한 자극제가 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관심에서 지나쳐 간섭이 될 때다. 며느릿감과 사윗감에 대한 기대, 결혼 후에도 옆에 두려는 욕심이 자녀를 힘들게 한다.

 

자녀 역시 주머니 속의 캥거루나 둥지 속의 새알처럼 부모의 그늘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인다. 결혼 과정에서는 부모에게 정신적으로, 금전적으로 기댄다. 번듯하게 예식을 올리고, 출퇴근이 편한 전세아파트라도 얻으려면 손을 벌려야 한다. 부모는 해준만큼 목소리가 커지고, 자녀는 결혼 후에도 여전히 의지하게 된다. 고부갈등에 사위장모 갈등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결혼은 인생이 확 바뀌는 중대사라는 것을 잊지 말자. 적어도 자신의 가정을 갖고, 일구는 일만큼은 부모로부터의 독립만세를 외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