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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회사 등급표, 있다 없다? 재혼은?

결혼정보회사 등급표, 있다 없다? 재혼은?

제가 결혼정보회사에 근무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 정말 등급표가 있나요?”, “제 직업은 몇 점인가요?”라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등급표의 진실은 O도 될 수 있고, X도 될 수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행복출발 더원에는 등급이 없지만 배우자 가치를 점수로 환산하는 곳도 있답니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 할 순 없지만 학생 때부터 점수에 시달리는 우리가 결혼할 때 역시 몇 점짜리인지 점수로 매겨진다는 것이 슬프긴 하죠.

서른 여섯 여자 의사는 52점이라고?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 재밌는 장면을 봤습니다. 골드미스 장문정(엄정화)은 아버지에게 전화 한 통을 받고 자존심이 팍 상합니다.

오작교에 물어봤더니 네 점수가 52점이라 가입하려면 심사가 필요 하단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나이가 많아서 그렇대.”

안정적인 의사에 얼굴도 예쁜 그녀가 결혼정보회사 회원이 되려면 심사까지 받아야 한다니 속이 쓰릴만 합니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다 이내 인터넷에 오작교 등급이란 검색어를 쳐봅니다. 자존심을 긁어서라도 딸을 시집 보내려는 아버지의 계획이 적중한 셈이네요^^

 

서른 넷 남자 과장은 B- 등급이라고?

 


정이현씨 소설집 <오늘의 거짓말>의 첫번째 단편인 <타인의 고독>에서도 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의 등급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서른 네살의 중소기업 과장, 이혼, 변두리 소형평수 아파트 소유, 아이 없음, 신장 174cm인 그가 받은 등급은 B클래스입니다. 직업과 신장은 마이너스, 자택과 무자녀는 플러스 요인이 되어 B+를 획득(?)하게 됩니다. 그의 담당 커플매니저는 미팅 후 상대의 반응이 좋으면 A클래스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말합니다. 그 후 같은 등급의 B+ 여성들과 차례로 맞선을 보지만 결혼 못하는 남자중 하나라 번번이 실패합니다. 그래도 어머니가 커플매니저를 졸라 A- 등급으로 상향 조정하는데 성공하죠^^


회원가입 점수는 없어도 가이드라인은 있다



다시 <결혼 못하는 남자>로 돌아가서 제가 알고 있는 한 점수를 매겨서 미달이라고 가입을 못하는 결혼정보회사는 없습니다. 그러니 인터넷에 떠도는 점수표는 재미로만 생각하고 절망하거나 속끓이지 마세요. 다만 회사마다 회원 자격이 되는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뚜렷한 직업이나 소득원이 없는 남성, 갓 스무 살이 된 여성은 가입이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회원에 가입했을 때 내 점수가 몇 점이냐가 아니라 만날 상대가 몇 명이냐입니다. 자신의 프로필과 성격, 이성상이 종합 고려되어 충분히 만날 상대가 있을 때 결혼정보회사 회원이 됩니다. 그것이 결혼정보회사의 의무이기도 하고요. 미팅 상대도 없는데 무조건 회원가입만 받으면 안되니까요.

 

미팅 매너가 결혼을 결정한다



다시 <타인의 고독>으로 돌아가면 중요한 팁을 하나 얻을 수 있습니다. 커플매니저는 남성에게 미팅 후 반응을 강조합니다. 바로 이 피드백이라는 것이 등급이나 점수보다 중요합니다. 회원이 미팅을 한 후에 커플매니저는 회원의 결혼 성공을 위해 피드백이라는 것을 합니다. 남성과 여성의 미팅 후기를 듣는 것이죠. 만약 대화가 즐거웠다, 매너가 좋았다 등 피드백 결과가 좋으면 바로 좋은 짝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교제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다음 미팅이 더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며, 더 잘 맞는 상대를 소개받게 되는 거죠. 반대로 매너 꽝’, ‘비호감등의 반응을 얻는다면 다음 미팅 진행이 신중해 질 수 밖에 없고요.

 

결혼도, 연애도 취업처럼 매 기회마다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