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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골드미스', 일본은 '어라포'...결혼 못하는 남자 中

한국은 '골드미스', 일본은 '어라포'...결혼 못하는 남자 中

'골드미스(Gold Miss)'는 우리나라에서 능력있는 노처녀를 상징하는 말입니다.

일본에서는 '어라포'라는 말을 쓴다고 해요.
어라운드 포티(Around 40)의 준말로 마흔 안팎, 그러니까 35세부터 45세의 미혼여성이
사회적 능력으로나 외적인 면으로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는 뜻에서 붙여진 말입니다.
'어라포'는 결혼보다는 자신을 꾸미거나 커리어를 쌓는 일에 더 몰두하기 때문에
결혼에 관심이 없는 '초식남'과 더불어 일본의 혼인율이 떨어지는 이유라 합니다.

드라마가 늘 사회의 트렌드를 반영하듯이
결혼을 멀리 하는 노총각 노처녀가 주인공인 '결혼 못하는 남자'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곧 나옵니다.
'스포트라이트'에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지진희 씨와
골드미스의 대표 여배우 엄정화 씨가 주연을 맡았죠.

이 드라마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했다는 호평을 받은 일본 드라마의 리메이크 작입니다.

얼마 전에 일본판 ‘결혼 못하는 남자’, 그러니까 원작을 미리 봤습니다.

‘결혼 못하는 남자’의 남자 주인공은 40대 미혼으로 실력있는 건축설계사입니다.

성격이 독특한 이 남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좋아합니다. 
집에서 혼자 정성스럽게 초밥을 만들고 와인을 곁들어 우아하게 식사를 할 정도죠.

그는 상대역은 40대의 미혼 여의사.

남자와는 반대로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모두에게 친절한 성격입니다.
 


일본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의 아베 히로시와 나츠카와 유이


리메이크작 <결혼 못하는 남자>의 엄정화와 지진희


요즘은 골드미스, 골드미스터에 이어 다이아미스, 다이아미스터까지 등장했습니다.
능력 있는 미혼남녀가 온전히 자신만의 삶을 즐기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미디어를 통해서 많이 보여지고 있죠.

이들이 늦은 나이에 결혼을 못하고 골드미스, 골드미스터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사회 경제적으로 수준이 높은 이들이 자신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일에 매달려 생활하다가

자연히 사회에서 통용되는 혼기를 넘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또한 결혼으로 얽매이기 보다는 자신만의 온전한 삶을 즐길 수 있는  

독신으로의 여유로운 삶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이유로 들 수 있겠네요.


'결혼 못하는 남자'의 남녀 주인공 역시 자신의 일에 만족을 느끼고

여유롭게 생활하는 골드미스터와 골드미스입니다.

사회 경제적인 생활은 더없이 풍족하고 만족스러운 이들이지만

실생활에서는 조금씩 '외로움'이라는 빈틈을 보입니다.

일본 드라마에서 여자는 일을 마치면 만화책을 보거나 오락실에 가서 오락을 합니다.

혼자 보내는 여가시간이 너무나 익숙해 보이지만 결코 즐거워 보이지만은 않아요.

남자는 어쩌다 떠맡은 이웃집 강아지와 며칠을 지내고 강아지를 돌려보낸 뒤에

허전한 집에서 자신의 외로움을 발견합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 즐겁고 완벽했던 남자에게도

누군가 자신을 기다려주는 퇴근 후의 집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나 봐요.
 

남녀 주인공은 전혀 다른 성격에도 외로움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남녀는 만날 때마다 크고 작은 말다툼을 통해 서로의 외로움을, 서로의 따스한 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렇게 혼자만의 삶에 익숙해지지만

그것은 시시때때로 허전함과 그리움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철저하게 혼자만의 방식으로 살아오던 남자는
여자와 여러 사건으로 얽히면서

혼자만의 삶보다 함께하는 삶이 더 값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 남자는 끝무렵 여자에게 고백의 말을 전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쭉 결혼 같은 건 안 할거라 생각했으니까요.

혼자 있는 편이 좋고요.

당신을 만나고서 이야기할 사람이 언제나 곁에 있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건축설계사인 남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설계도는 주방이 중심이 되는 집입니다
.

그것이 행복하고 따뜻한 집안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함께 요리를 하고 식사하는 공간, 벽 없이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곧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실생활에서도 정말 그렇기도 하고요.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던 남자에게도

집의 중심은 가족이 공유하는 공간이었던 것처럼

우리 모두 혼자만의 방보다 함께하는 주방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유능한 건축설계사라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할 따뜻한 집을 짓기란 쉽지 않나 봅니다.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한 사람에게 함께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요.
하지만 '집' 설계는 어려워도 '인생' 설계는 좀 더 수월할지도 모릅니다.
드라마는 두 사람이 한 집을 향해서 함께 걸어가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설계도는 미뤄두고 말이지요.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는 아마 만남을 통해서

한 방향을 갖는 것이 동반자로서 설계의 첫걸음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나 봅니다.

참! 일본 '결혼 못하는 남자'의 남자 주인공이었던
아베 히로시는 43세였던 2007년 11월 '결혼 잘하는 남자'가 되어
15세 연하의 직장 여성과 결혼을 발표했습니다.
'마지막 독신 스타'였기에 여성팬들의 실망감이 대단했다고 합니다^^